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읽게 되는 저자의 말, 이 짧은 글을 읽고 나는 작가가 단숨에 좋아졌다 소란스럽지 않고 조용하고 단단하게 자기 자신을 지키며 살아온 작가의 삶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자 끊임없이 애쓰는 사람 정지우는 말한다
'쓰며 살아갈 것이다. 거기에 삶도, 행복도 있으므로'
글을 쓰는 마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이 고유한 세계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 시간만큼은 한 점 의심없이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고, 여전히 나를 살아 있게 하며, 이끌고 가는 시간이다
불행은 어떤 측면의 통찰력을 준다. 허무,불안,슬픔을 통해 삶의 본질을 엿보게 하고, 인생의 남다른 측면을 드러나게 한다. 하지만 불행은 그 통찰력만큼 삶을 앗아간다. 통찰력에 몰두하는 만큼 삶은 뒤로 물러난다 그런데 내가 배운 지혜랄게 있다면, 가장 몰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통찰력보다는 삶이라는 점이다. 삶을 갉아먹는 통찰력이라면 굳이 가지지않는 것이 낫다. 통찰력보다는 삶의 우월성을 지켜내는 게 좋다
행복은 말이 없는 반면, 고통은 말이 많다. 언어가 가장 절실한 순간은 우리에게 도래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이다. 나의 불편함, 불행감, 세상과의 불일치감이 극심해질때, 우리는 그것들을 설명해줄 언어를 간절히 원한다
글쓰기에서 최고의 지름길이란, 다른 것보다는 자신의 진실에 몰두하는 일이다. 자기 진실에 깊이 가닿은 사람은 타인의 마음 깊은 곳과 연결된다. 자신을 깊이 이해한 사람은 타인도 깊이 이해하게 된다
자극적인 소문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정확히 자기의 중심을 지키고 그 중심의 자장 안에서 살아가며 매일의 걸음에 몰두하는 사람과 반대된다. 몰입할 게 없는 사람에게는 호기심만이 넘쳐난다
책 한 권이 있으면, 혹은 매일 달릴 수 있는 산책로가 있으면 아무런 욕구불만도 결핍감도 박탈감도 증오도 없이 일주일을 거끈히, 묵묵히 살아낼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좀처럼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 책은 짧은글들이 담겨있는 에세이집이다 삶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기에 내용이 가볍지는 않지만 또 너무 무겁지는 않아서 편하게 읽을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매일매일 삶을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는 정성스러운 작가의 삶을 엿볼수 있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글에서 편안함과 위로를 받는다 작가의 말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늘 행복할 만한 구석이 있었다'
종종 삶이 지치고 힘에 부칠때 꺼내서 읽으면 힘이 되는 편안하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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